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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창작산실 선정작 4 [No.121]

글 |배경희 2013-11-14 3,662

새로운 레퍼토리의 탄생을 기대하며

 

‘공연예술 창작산실 지원 사업’은 문화관광부가 기초 공연예술 장르의 창작 기반 강화를 위해 창작자를 발굴해 단계별로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9월 치러진 1차 심사에서 7편의 뮤지컬이 후보작으로 선정됐고, 선정작들은 심사위원과 일반 관객 40명을 대상으로 독회 심사를 거쳤다. 독회 심사를 통해 최종 선발된 네 편의 당선작은 오는 11월부터 연달아 대학로 뮤지컬센터 소극장 공간 피꼴로에 오른다. 어떤 무대를 만날 수 있을지 미리 만나보자.

 

 

신 감각의 무대 <정글라이프>     11월 8일~11월 17
<정글라이프>는 젊은 창작자들이 모여 창단한 예술 집단 와뮤지컬그라운드가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이다.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작품을 만들겠다’는 한 뜻으로 모인 젊은 창작자들이 야심차게 내놓은 이 작품은, 재능 있는 차세대 창작자를 발굴하고자 하는 지원 사업의 취지에 부합하는 작품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글라이프>가 독특한 것은, 음악적 컨셉을 먼저 정한 뒤 작품 구성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정글라이프>가 음악적 모티프를 얻은 작품은 흑인 소울이 빛나는 <브루클린>과 신나는 비트가 인상적인 <인 더 하이츠>. 앞선 두 작품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아프리카 음악으로 뮤지컬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는 자연스럽게 이 시대의 정글, 회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쓰겠다는 생각으로 연결됐다. 현실과 맞닿아 있는 직장 생활을 소재로 하지만, ‘독특한 스타일의 뮤지컬’을 만들겠다는 각오대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일반적인 시선으로 그려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다. 무대 세트 역시 일반적인 사무실이 아닌 새로운 공간을 탄생시킬 예정이다.

 

 

 

미스터리한 구성이 돋보이는 <미드나잇 블루>      11월 23일~12월 1일
<미드나잇 블루>는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공모 당선작 <아보카토>의 이호정 작가가 ‘살인사건’을 소재로 새롭게 쓴 작품이다. 한 여자가 침대 위에 흥건한 피를 흘린 채 죽어 있는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현장에서 긴급 체포된 그녀의 남편 재형과 드러나지 않은 두 명의 용의자, 변호사가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얽히고설킨 이들의 관계가 하나씩 밝혀진다. <미드나잇 블루>는 심사 과정에서 로맨스가 주를 이루는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정형성에서 탈피해 새로운 소재를 풀어나가는 미스터리한 구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드나잇 블루>에서 또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강예진, 엄지훈이 공동 작곡한 음악이다. 등장인물마다 박자, 분위기의 변화를 단계적으로 꾀하여 각자의 캐릭터를 치열하게 쫓아간다. 특히 살인사건과 관련된 곡들은 바이올린, 피아노, 오르간 등을 사용하여 사건의 긴장감을 잘 살려냈다. 연말 공연에는 임강희, 이주광, 오승준 등이 출연한다. 

 

 

 

 

뮤지컬로 만나는 <공동경비구역 JSA>       12월 7일~12월 15일
2013년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기도 한 <공동경비구역 JSA>는 2000년에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원작의 대단했던 인기가 오히려 작품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최성신 연출, 변희석 음악감독, 김영지 의상디자이너, 권도경 음향디자이너 등 실력파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해 기대감을 준다. 특히 <미녀는 괴로워>, <내 마음의 풍금> 등의 무비컬로 호평을 받았던 이희준 작가가 쓴 대본은 이번 심사에서 극적 긴장감이 잘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뮤지컬은 서사 구조를 강화시키기 위해 영화의 바탕이 된 박성연 작가의 소설 『DMZ』를 따라간다. 따라서 영화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남북 이데올로기 문제가 부각된다. 총격 사건의 진상 파악을 위해 파견되는 수사관 소피를 남자 캐릭터로 바꿔서 전 출연진이 남자다. 양준모, 임현수, 정상윤, 전성우 등이 출연한다. 

 

 

 

비극적 역사 속 위대한 사랑 <덕혜옹주>      12월 20일~12월 29일
<덕혜옹주>는 한·일 강제병합으로 인해 비운의 삶을 살아야 했던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다. <덕혜옹주>는 커다란 민족적 비극을 덕혜의 가족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 엄마와 딸이라는 부제가 붙은 <덕혜옹주>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덕혜와 실종된 딸 정혜, 두 사람의 관계다. 정신병을 앓던 덕혜옹주가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딸 정혜가 편지를 남기고 행방불명되고, 꽃다운 나이에 사라진 딸을 찾으려는 아버지 소 다케유키의 필사적인 추적 과정에서 정혜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진다. 작가는 “사랑하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처절하리만큼 치열하게 싸웠던 세 인물을 통해 어쩌면 그들과 닮아있을지 모르는 우리가 힘을 얻고 위로받길 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마리아 마리아>의 연출가 성천모와 작곡가 차경찬이 <덕혜옹주>에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뮤지컬 배우 문혜영이 대본을 썼으며, 직접 덕혜와 정혜, 1인 2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1호 2013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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