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usical

더뮤지컬

magazine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이 취재한 뮤지컬계 이슈와 인물

피처 | [연말결산] 키워드로 돌아보는 더뮤지컬의 2025년

글 |이솔희 사진 |. 2025-12-12 3,058

 

 

 

1월 3일 개막한 뮤지컬 <무명호걸>부터, 12월 27일 개막하는 뮤지컬 <이터니티>까지. 2025년에는 약 140편의 뮤지컬이 관객을 만났다. 더뮤지컬은 올 한 해 어떤 작품, 배우, 이슈에 집중했을까? 키워드로 돌아보는 더뮤지컬의 2025년.

 


 

뮤지컬 <홍련> 공연 장면. 사진=마틴엔터테인먼트

 

# 여성의 날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인물을 다룬 작품과 그 작품을 탄생시킨 창작진, 여성 캐릭터와 그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먼저 지난 2024년부터 작품 속 여성 캐릭터를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칼럼을 더뮤지컬에 연재 중인 장경진 칼럼니스트의 글을 다시 한데 모았고, 현수정 평론가가 <파과> <접변> 등의 작품을 예로 들며 여성 서사 뮤지컬의 최근 발전 흐름을 읽었다. 다음으로 지난해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400석 미만)을 받은 창작 초연 뮤지컬 <홍련>을 탄생시킨 배시현 작가, 박신애 작곡가의 이야기, 고대 이집트의 여성 파라오 하트셉수트의 삶에 상상력을 더한 작품인 뮤지컬 <하트셉수트>의 배우 제이민, 장보람과의 대화, 이상, 김환기의 아내를 넘어 그 자체로 예술가였던 김향안의 삶을 다룬 뮤지컬 <라흐 헤스트>의 배우 홍지희와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①애정으로 읽어낸 여성 캐릭터

②다양화되고 정교해진 여성 서사 창작뮤지컬

③<홍련> 배시현·박신애, 객석에 가닿은 목소리

④<하트셉수트> 제이민·장보람, 함께 걷는 길

⑤<라흐 헤스트> 홍지희, 마음이 전하는 이야기

 


 

 

# 라이징스타

푸릇푸릇한 잎사귀가 돋아나고, 그만큼이나 푸르른 청춘이 성장하는 5월. 최근 무대 위에서 가장 반짝이는 라이징 스타 8인을 모아 인터뷰했다. 대학로 무대에 오르며 어엿한 뮤지컬 배우로 거듭난 <마틸다> 출신의 세 배우 설가은, 최은영, 임하윤, <베어 더 뮤지컬>의 강병훈, <등등곡>의 임태현, <개와 고양이의 시간>의 홍성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김단이, <접변>으로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신인상을 받은 전하영이 그 주인공이었다. 특히, ‘라이징 스타’의 상큼함을 강조하기 위해 톡톡 튀는 색감을 바탕으로 화보 촬영을 진행했는데,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배우들의 매력이 사진에 오롯이 담겨 좋은 반응을 얻었다. 표기식 포토그래퍼와 포트레이트262가 촬영했다.

 

① 설가은·최은영∙임하윤, 우리들은 자란다

② 강병훈, 투명한 마음으로

③ 임태현, 진심의 가치

④ 홍성원, 오래도록 살아 숨쉬기 위해

⑤ 김단이, 꺾이지 않는 꿈

⑥ 전하영, 시선의 끝에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 장면. 사진=NHN 링크

 

# 어쩌면 해피엔딩

연극, 뮤지컬계 최고 권위 시상식인 토니어워즈에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작품상을 포함해 6관왕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진 6월. 조금 과장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어쩌면 해피엔딩>에 쏠렸다. 물론 더뮤지컬 역시 <어쩌면 해피엔딩>을 집중 조명했다. <어쩌면 해피엔딩 Maybe Happy Ending >이 토니어워즈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작품의 수상을 굳게 믿은(!) 더뮤지컬은 토니어워즈 개최 전 < Maybe Happy Ending >의 브로드웨이 공연 리뷰와 이 작품의 브로드웨이 진출에 담긴 의미를 다룬 칼럼을 미리 소개했다. 시상식 이후 토니어워즈  현지 리뷰, <어쩌면 해피엔딩>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칼럼을 통해 한국 뮤지컬계에 길이 남을 경사를 다시 한번 축하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이 금의환향한 후, 이번 시즌을 포함해 한국 공연의 모든 순간을 함께한 주소연 음악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리뷰] 헬퍼봇, 뉴욕은 어때?…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공연 관람기

[칼럼]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토니상 후보에 오른 <어쩌면 해피엔딩>

[AWARDS] 제 78회 토니 어워즈, <어쩌면 해피엔딩>이 남긴 것

브로드웨이도 사랑에 빠진 <어쩌면 해피엔딩>

[인터뷰] 주소연 음악감독, <어쩌면 해피엔딩>과 함께한 10년의 시간

 


 

<슬립노모어> 공연 장면. 사진=미쓰잭슨

 

# 슬립노모어

이머시브 공연의 대표작 <슬립노모어>가 뉴욕, 상하이를 거쳐 서울에 상륙했다. 과거 대한극장이 위치했던 7층 건물 전체를 공연을 위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매키탄 호텔’이라는 이름을 붙여 공연장으로 활용하는 이 대형 프로젝트는 한국 관객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더뮤지컬에서는 서울, 뉴욕, 상하이 공연의 매력을 각각 소개하고, 창작진의 이야기를 전했다.

 

①잠들 수 없는 호텔, 유령이 되어 볼 기회...<슬립노모어 서울>

②14년 대장정의 끝…뉴욕에서 만난 <슬립노모어>

③<슬립노모어 상하이> 셰익스피어와 중국 문화의 만남

④ <슬립노모어> 드디어 한국 상륙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뮤지컬 <빨래> 20주년 콘서트 현장. 사진=씨에이치수박

 

# <빨래> 20주년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 <빨래>가 초연 20주년을 맞이했다. 작품의 시작을 함께한 추민주 연출, 민찬홍 작곡가, 배우 서나영의 인터뷰, <빨래>를 거쳐 간 배우 10명의 추억, 지난 11월 열린 20주년 기념 콘서트 현장 스케치까지. 뮤지컬 <빨래>의 20주년을 축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방면에서 엮었다.

 

①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털어내고…20년간 이어진 <빨래>의 위로

②​ 추민주∙민찬홍∙서나영, 지금의 <빨래>가 있기까지

​③ 내 기억 속의 <빨래>

④ <빨래> 20주년 콘서트 연습 현장에서 써 내려간 일기

⑤ 뮤지컬 <빨래> 20주년 기념 콘서트, 우린 지치지 않을 거야

 


 

#에필로그

아직 끝나지 않은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공연장으로 향하는 지금, 마니아 관객과 대중의 관심을 동시에 받는 대작들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연말 총 티켓 예매액 상위권에 오른 다섯 작품은 <물랑루즈!> <데스노트> <킹키부츠> <라이프 오브 파이> <비틀쥬스>다. (11월 11일~12월 10일 집계 기준) 작품별로 티켓 가격과 객석 수, 개막 일시 등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해당 순위를 통해 연말연시 관객들의 관심이 어느 쪽으로 쏠렸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이 다섯 작품은 어떤 매력으로 관객의 관심을 선점했을까?

 

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 사진=CJ ENM

 

뮤지컬 <물랑루즈!>

<물랑루즈!>의 매력은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무대는 물론 공연장 벽면을 포함해 관객의 시선이 닿는 모든 공간이 19세기 말 파리의 클럽 ‘물랑루즈’로 변신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공연장을 채운 붉은 커튼과 객석을 감싸는 붉은 조명, 거대한 코끼리와 풍차 등 상징적인 무대 장치, 화려한 샹들리에 조명과 무대 위 하트 모양 구조물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요소로 가득하다. 이 매혹적인 풍경을 홀린 듯이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프리 쇼’가 시작된다. 공연 시작 10분 전, 무대 위로 등장한 앙상블 배우들이 관객을 공연 속의 세계로 초대하는 시간이다. 팝 명곡을 매시업 한 넘버와 역동적인 안무, 탄탄한 실력의 배우들까지,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된 후에도 눈과 귀가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볼거리로는 그 어떤 작품에도 뒤지지 않는, 압도적인 매력의 쇼 뮤지컬이다. (더뮤지컬 이솔희)

 

뮤지컬 <데스노트> 지난 시즌 공연 장면. 사진=오디컴퍼니

 

뮤지컬 <데스노트>

<데스노트>의 특징으로는 영상을 꼽을 수 있다. 무대 전면의 LED 화면으로 구현되는 영상 연출은 음악, 배우들의 움직임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일종의 미디어 아트 같은 미학적인 매력을 자랑한다. 주제 면에서도 흥미롭다. 선과 악에 대해, 법이 정의를 구현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사적 복수’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현수정 평론가)

 

뮤지컬 <킹키부츠> 공연 장면. 사진=CJ ENM

 

뮤지컬 <킹키부츠>

비주류의 인물을 중심으로, 긍정적이고 희망찬 메시지를 전한다. 건강한 서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주인공인 롤라와 엔젤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박병성 평론가)

 

만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킹키부츠>가 돌아왔으니, 다시 한번 기꺼이 그 새빨간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 퍼포먼스와 강약 조절 확실한 음악만으로도 이 작품을 볼 이유는 충분하지만, <킹키부츠>에 유독 마음이 가는 이유는 노랫말에 있다. ‘네가 힘들 때 곁에 있을게, 삶이 지칠 때 힘이 돼줄게.’ 이런 말을 해주는 이가 딱 한 사람만 있어도 인생은 견딜 만하니까. (더뮤지컬 이솔희)

 

<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 장면. 사진=에스앤코

 

<라이프 오브 파이>

믿음에 대한, 철학적이면서도 본질적인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룬다. 하지만 보는 입장에서 어렵지 않다. ‘퍼펫’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으로 만들어 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연말이니만큼 폭 넓은 연령층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박병성 평론가)

 

<라이프 오브 파이>의 매력은 공연이 사람의 손으로, 사람 사이의 온전한 협업으로 이뤄진다는 점에 있다. 퍼펫 안에 가려 보이지 않는 퍼펫티어, 무대 위에서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는 배우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언어 외의 커뮤니케이션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아날로그적 무대가 발산하는 에너지와 힘을 느낄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연은 사람 사이의 협업으로 완성된다는 진리가 상기된다. (최승연 평론가)

 

연극성의 극치를 체험할 수 있었다. 탄탄한 서사를 설계도 삼아 마치 인형극을 보는 듯 몰입감 넘치는 무대 디자인, 섬세한 퍼펫 디자인과 퍼펫에 생명을 불어넣는 퍼펫티어 움직임의 호흡을 리드미컬하게 풀어냈다. 장인의 수공예 작품 같다. 원작의 상상력을 구현한 영상디자인과 프로젝션 매핑을 블로킹한 모든 출연진의 연대에 뭉클해진다. (이주영 칼럼니스트)

 

실물 크기 말 퍼펫이 등장하는 뮤지컬 <워호스>를 영국에서 관람한 적 있다. 공연 중 말 퍼펫과눈이 마주쳤는데, 실제 말보다도 더 살아있는 존재 같았다. 인간과 동물의 우정에 감흥을 느끼는 사람으로서, 그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이와 더불어 ‘어떤 세상을 지향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의 주제도 좋았다. <워호스>의 퍼펫을 만든 창작진이 <라이프 오브 파이>에도 참여한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공연 예술 장르의 판타지를 통해 우리의 삶에 밀착한, 깊이 있는 주제를 전한다는 점이 뜻깊다. (현수정 평론가)

 

뮤지컬 <비틀쥬스> 지난 시즌 공연 장면. 사진=CJ ENM

 

뮤지컬 <비틀쥬스>

팀 버튼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뮤지컬의 강점 역시 ‘볼거리’다. 거대한 사이즈의 퍼펫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와 보는 이를 놀라게 하고, 살아 움직이는 듯 변화무쌍한 무대 세트도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다. 주인공이 무한 복제(?)되는 장면은 일종의 마술쇼를 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이처럼 테크니컬한 무대 연출이 공연 내내 펼쳐지는 것이 작품의 매력이다. 이와 더불어, 톡톡 튀는 말맛의 대사와 가사, 유쾌한 풍자는 작품의 호감도를 올리는 또 다른 요소다. (더뮤지컬 이솔희)

 

뮤지컬 <렌트>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렌트>

위 다섯 작품도 좋지만, 연말에 가장 생각나는 작품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렌트>다. 연말에는 항상 ‘올해 난 뭘 했지?’라는 생각에 자책하지 않나. 하지만 <렌트>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직 오늘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코로나 시기를 겪은 이후부터 이 메시지가 피부로 와 닿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 배우 양희준이 연기하는 마크 덕분에 작품을 한층 몰입해서 보게 됐다. 상처받고 싶지 않아 카메라 뒤에 숨었던 인물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탁월하게 그려낸 점이 기억에 남았다. 지난 1년을 살아낸 모두에게 위로와 사랑을 전하는 작품인 만큼, 연말을 장식하기에 제격이다. (장경진 칼럼니스트)

 

 

네이버TV

트위터

페이스북